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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 건강 검진에서 측정하는 주요 항목들
간 건강 검진은 대개 일반 건강검진 항목 내에 포함되어 있으며, 간 기능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초기에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간 수치 확인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하는 수치는 AST(GOT), ALT(GPT), r-GTP입니다. AST와 ALT는 간세포 손상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간 효소로, 간세포가 손상되면 혈액 속으로 흘러나오면서 수치가 상승합니다. ALT는 주로 간세포에 존재하고, AST는 간뿐만 아니라 심장, 신장, 근육 등에도 존재하므로, 두 수치를 함께 보고 간 손상의 정도를 파악하게 됩니다.
r-GTP(감마 글루타밀트랜스퍼레이스)는 알코올 섭취나 담즙 정체와 관련된 효소로,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의 경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치입니다. 따라서 과음자나 음주 습관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이 수치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빌리루빈은 간에서 배설되는 색소 성분으로, 혈중 농도가 증가하면 황달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총 빌리루빈과 직접 빌리루빈의 비율은 간에서의 대사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간에서 제대로 대사되지 못하면 빌리루빈이 체내에 축적되어 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로,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간의 단백질 생성 능력이 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프로트롬빈 시간 역시 간에서 생산되는 혈액 응고 인자의 기능을 반영하는데, 이 수치가 늘어나면 출혈 위험이 증가하고, 이는 간경변이나 중증 간질환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보다 정밀한 검진에서는 HBsAg(표면 항원), HBsAb(항체), HCV Ab(C형 간염 항체) 검사도 진행되며, 이를 통해 바이러스성 간염 보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간암의 중요한 위험 요소이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2. 간 수치로 미리 알 수 있는 질환들
혈액 속 간 수치 변화는 다양한 간 질환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특히 정기적인 검진으로 간 수치를 확인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간 이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간 질환은 지방간입니다.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길 수 있으며,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라고 합니다. 주로 과체중, 복부비만, 인슐린 저항성 등과 관련 있으며, ALT 수치가 천천히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경변으로 진행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단순한 체중 이상이라 하더라도 간 수치가 높아지면 반드시 지방간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반면, 알코올성 지방간은 r-GTP 수치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AST 수치가 ALT보다 높은 경우는 알코올성 간염의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음주 습관이 지속될 경우 지방간 → 간염 → 간경변 → 간암으로 이어지는 음주 관련 간질환의 진행 과정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급성 및 만성 간염은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AST, ALT 수치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급성 간염은 수치가 200~500 IU/L를 넘는 경우도 많고, 증상이 없더라도 무증상 간염 보유자일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간염 항원 및 항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간염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거나 만성화되면 간세포는 점점 섬유화되고 간경변증으로 진행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간의 해독 및 합성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며, 알부민 수치는 낮아지고, 프로트롬빈 시간은 길어집니다. 복수, 황달, 정맥류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한 번 손상된 간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핵심입니다.간암은 간 질환 중 가장 치명적이며,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혈액검사만으로는 초기 간암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AFP(알파태아단백) 검사와 간 초음파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됩니다.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반드시 6개월 간격으로 정밀 간 검진을 받아야 하며, 가족력이 있거나 지방간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3.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 관리 및 검진 팁
건강한 간을 유지하려면 단순히 수치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 습관 전반을 개선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음주를 줄이는 것입니다. 간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주요 장기이며, 이 과정에서 간세포는 손상을 입습니다. 하루 1~2잔 이상의 음주는 장기적으로 지방간과 간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연속적인 과음 습관은 간암의 위험도 증가시킵니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입니다.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은 과체중입니다. 주 3~5회 이상의 유산소 운동(걷기, 수영, 자전거 등)을 꾸준히 시행하고, 탄수화물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면 지방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약물 사용의 신중함입니다. 간은 약물과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약물을 처리하다 보면 간 독성으로 인해 기능이 저하됩니다. 특히 장기간 복용하는 진통제, 항생제, 건강기능식품, 일부 한약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복용 전후로 간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네 번째는 정기적인 검진 주기 유지입니다. 일반인은 1~2년에 한 번 기본 간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고위험군은 6개월~1년 단위로 정밀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간염 보유자, 알코올 섭취가 잦은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연 2회 이상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병행해야 합니다.
또한 간 건강을 위한 식단도 중요합니다. 단백질, 비타민 B군,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중심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고, 가공식품, 인스턴트, 염분 높은 음식은 줄여야 합니다. 녹황색 채소, 견과류, 등푸른 생선은 간의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 간은 조용히 망가지지만, 관리하면 오래 쓸 수 있는 장기입니다
간은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말이 없다고 해서 건강한 건 아닙니다. 이미 손상이 시작됐는데도 증상이 없는 것이 간의 가장 무서운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만이 유일한 방어 수단입니다.
조기 검진을 통해 간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위험 신호를 미리 발견하면 지방간, 간염, 간경변, 간암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습니다. 건강한 간은 건강한 삶의 핵심입니다. 지금 당신의 간은 괜찮은가요? 검진을 통해 먼저 확인해 보세요.